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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

바칼로레아 (프랑스 고등학교 졸업자격시험)


# 바칼로레아 Baccalaureate


1808년 나폴레옹시대부터 시작된 대입자격시험으로 프랑스의 대학진학을 위한 관문이며, 대학선발기능 외에 합격자에 대해 국가가 고등교육을 보장해 주는 시험이다. 중ㆍ고교 과정을 거치면서 50% 정도가 응시자격을 상실하게 되고, 20점 만점에 10점을 넘어야 합격이며, 합격률은 50%선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체적으로 매년 6월 치르는 이 시험은 크게 인문(Lㆍliterature)ㆍ사회(ESㆍeconomics and social sciences)ㆍ자연과학(Sㆍsciences)을 세분해 수학ㆍ물리+화학ㆍ생물학, 경제학ㆍ사회과학, 프랑스어ㆍ철학ㆍ역사+지리ㆍ외국어 등 8개 분야로 치러진다. 프랑스어ㆍ역사+지리ㆍ수학ㆍ철학ㆍ외국어는 공통 과목이고, 해당 전공 분야에 따라 추가로 과목을 선택해 시험을 치른다. 문제형태는 대부분 논술형이고, 외국어시험은 실생활에서의 구사력을 평가하기 위해 구두시험으로 치러진다.


특히 가장 비중이 높은 과목 중의 하나며 4시간 동안 3개 주제 중 1개를 선택해 논문 형태로 작성해야 하는 철학시험 논제는 프랑스 지성을 가늠하는 잣대로 인식되고 있다. 철학시험문제 자체가 사회적 이슈가 되어 시험이 끝난 후 각 언론매체나 사회단체들은 유명인사와 일반 시민들을 모아놓고 각종 토론회를 열 정도로 국민적 관심사가 되고 있다.그러나 바칼로레아 자격을 취득했다고 해서 모든 대학에 입학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특히 전문지식을 가르치는 특수대학 격인 그랑제콜에 입학하려면 바칼로레아를 취득한 후 별도의 준비과정을 거쳐 해당 시험을 치러야 한다.




1장 인간(Human)


Q1-스스로 의식하지 못하는 행복이 가능한가?

Q2-꿈은 필요한가?

Q3-과거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우리는 자유로운 존재가 될 수 있을까?

Q4-지금의 나는 내 과거의 총합인가?

Q5-관용의 정신에도 비관용이 내포되어 있는가?

Q6-사랑이 의무일 수 있는가?

Q7-행복은 단지 한순간 스치고 지나가는 것인가?

Q8-타인을 존경한다는 것은 일체의 열정을 배제한다는 것을 뜻하는가?

Q9-죽음은 인간에게서 일체의 존재 의미를 박탈해 가는가?

Q10-우리는 자기 자신에게 거짓말을 할 수 있나?

Q11-행복은 인간에게 도달 불가능한 것인가?


2장 인문학(Humanities)


Q1-우리가 하고 있는 말에는 우리 자신이 의식하고있는 것만이 담기는가?

Q2-철학이 세상을 바꿀 수 있는가?

Q3-철학자는 과학자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가?

Q4-역사가는 객관적일 수 있는가?

Q5-역사학자가 기억력만 의존해도 좋은가?

Q6-역사는 인간에게 오는 것인가 아니면 인간에 의해 오는 것인가?

Q7-감각을 믿을 수 있는가?

Q8-재화만이 교환의 대상이 될 수 있는가?

Q9-인문학은 인간을 예견 가능한 존재로 파악하는가?

Q10-인류가 한 가지 언어만을 말하는 것은 바람직한가?


3장 예술(Arts)


Q1-예술 작품은 반드시 아름다운가?

Q2-예술없이 아름다움에 대하여 말할 수 있는가?

Q3-예술 작품의 복재는 그 작품에 해를 끼치는 일인가?

Q4-예술 작품은 모두 인간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는가?

Q5-예술이 인간과 현실과의 관계를 변화시킬 수 있는가?


4장 과학(Sciences)


Q1-생물학적 지식은 일체의 유기체를 기계로만 여기기를 요구하는가?

Q2-우리는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만을 진리로 받아들여야 하는가?

Q3-계산, 그것은 사유한다는 것을 말하는 것인가?

Q4-무의식에 대한 과학은 가능한가?

Q5-오류는 진리를 발견하는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가?

Q6-이론의 가치는 실제적 효용가치에 따라 가늠되는가?

Q7-과학의 용도는 어디에 있는가?

Q8-현실이 수학적 법칙에 따른다고 할 수 있는가?

Q9-기술이 인간조건을 바꿀 수 있는가?

Q10-지식은 종교적인 것이든 비종교적인 것이든 일체의 믿음을 배제하는가?

Q11-자연을 모델로 삼는 것이 어느 분야에서 가장 적합한가?


5장 정치와 권리(Politics&Rights)


Q1-권리를 수호한다는 것과 이익을 옹호한다는 것은 같은 뜻인가?

Q2-자유는 주어지는 것인가 아니면 싸워서 획득해야 하는 것인가?

Q3-법에 복종하지 않는 행동도 이성적인 행동일 수 있을까?

Q4-여론이 정권을 이끌 수 있는가?

Q5-의무를 다하지 않고도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가?

Q6-노동은 욕구 충족의 수단에 불구한가?

Q7- 정의의 요구와 자유의 요구는 구별될 수 있는가?

Q8-노동은 도덕적 가치를 지니는가?

Q9-자유를 두려워해야 하나?

Q10-유토피아는 한낱 꿈일 뿐인가?

Q11-국가는 개인의 적인가?

Q12-어디에서 정신의 자유를 알아차릴 수 있나?

Q13-권력 남용은 불가피한 것인가?

Q14-다름은 곧 불평등을 의미하는 것인가?

Q15-노동은 종속적일 따름인가?

Q16-평화와 불의가 함께 갈 수 있나?


6장 윤리(Ethics)


Q1-도덕적으로 행동한다는 것은 반드시 자신의 욕망과 싸운다는 것을 뜻하는가?

Q2-우리는 좋다고 하는 것만을 바라는가?

Q3-의무를 다하는 것만으로 충분한가?

Q4-무엇을 비인간적인 행위라고 하는가?

Q5-일시적이고 순간적인 것에도 가치가 존재하는가?

Q6-무엇이 내 안에서 어떤 행동을 해야 할 지를 말해 주는가?

Q7-우리는 정념을 찬양할 수 있는가?

Q8-종교적 믿음을 가지는 것은 이성을 포기한다는 것을 뜻하는가?

Q9-정열은 우리의 의무 이행을 방해하는가?

Q10-진실에 저항할 수 있는가?

Q11-진리가 우리 마음을 불편하게 할 때 진리 대신 우리에게 위안을 주는 환상을 좇아도 좋은가?




중국계로 2000년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인 가오싱젠은 문학 계열의 문제로 출제된 ‘타인을 아는 것이 자기 자신을 아는 것보다 쉬운가’를 풀어본 뒤 “이런 문제를 풀기에는 바칼로레아를 치르는 젊은이들은 너무 어리다”며 “이들은 이런 문제에 답할 만큼 인생에서 충분한 경험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에게는 이 주제가 “지금까지 써온 모든 작품, 또 앞으로 써야 할 작품을 위한 바로 그 주제”라며 “이는 누구도 여기에 답할 만큼 충분한 경험을 가질 수는 없는, 근본적인 문제”라고 덧붙였다.

가오싱젠은 바칼로레아에 철학 문제가 출제되는 데 대해 “철학은 지성의 개발에 도움을 주는 것이므로 반드시 필요하다”면서도 “그러나 문학이 인생과 더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고 ‘인생의 실제 증언’이기 때문에 문학(문제를 출제하는 것)이 철학보다 더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로코 출신으로 프랑스에서 30년 넘게 활동해온 작가 타하르 벤 옐룬은 이공 계열에서 출제된 ‘예술은 현실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키는가’라는 문제를 택했다. 그는 “진정한 예술이라면, 또 그 예술이 깊이가 있는 것이라면 세계를 보는 우리의 시각을 바꿀 것”이라는 요지의 답을 냈다.

그는 “바칼로레아의 철학 시험은 고등학생들에게 유익한 충격”이라며 “이런 교육 덕분에 프랑스의 젊은이들은 상업적인 시청각 문화의 한계를 넘어 인생의 심오하고 중요한 문제를 발견하는 데까지 나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경제사회 계열의 문제로 출제된 ‘괴로워하지 않고 욕망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쿠바 출신의 작가 에두아르두 마네와 그자비에 다르코 프랑스 교육장관이 상반된 답을 내놓았다.

마네는 “고통을 겪지 않고 무엇인가를 욕망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사람은 원하는 것을 거의 얻을 수 없기 때문에 욕망은 고통을 동반한다”고 답했다.

반면 다르코 장관은 ‘유럽1’ 방송에 출연해 “욕망은 행복이기도 하다”며 “왜냐하면 진실로 불행한 것은 돌멩이처럼 아무것도 욕망하지 않는 상태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바칼로레아는 1808년 나폴레옹 집권 당시 처음 선보인 이래 올해 200년째를 맞았다


-- 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