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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도서

드라큘라 / Dracula


지은이 : 바램 스토커 / Bram Stoker

옮긴이 : 이세욱

출판사 : 열린책들

페이지 : B6 견장정 / 340면, 332면




공포와 성(性)을 결합시킨 환상 문학의 고전


고딕 호러 소설의 대명사 브램 스토커의 대표작으로, 어떤 엄청난 악이 기독교적 자신감을 갉아먹는다는 느낌을 드러낸 19세기 후반의 수많은 작품 가운데 하나이다. 드라큘라 백작의 런던 저택 매입과 관련한 법적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트란실바니아로 찾아간 조너선 하커는 백작의 성에서 그의 끔찍한 실체를 목격한다. 곧이어 영국에서는 기이한 사건들이 연달아 발생하고, 그 모든 것의 배후에 드라큘라의 사악한 목적이 깔려 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그에 맞서기 위한 치열한 전투가 시작된다.

절대 악의 화신 드라큘라 백작과 그를 영원한 죽음으로 떨어뜨리기 위해 분투하는 빛의 전사들-반 헬싱 박사, 조너선 하커, 존 수어드, 퀸시 모리스, 아서 홈우드, 그리고 미나 하커. 이렇게 『드라큘라』는 표면적으로 선악의 대결이라는 이분법적 구도를 취하고 있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그것은 드라큘라의 악마적 특징, 즉 흡혈을 통한 생존과 번식 때문이다. 드라큘라는 아서의 약혼녀 루시의 피를 빨아 먹음으로써 자신의 생명과 젊음을 회복하는 동시에 루시를 자신과 같은 흡혈귀로 만든다. 이처럼 『드라큘라』의 극적 긴장감은 단순한 생과 사를 넘어 끔찍한 생명과 신성한 죽음이라는 냉혹한 모순에서 비롯된다.


『드라큘라』는 이제껏 수백 번 이상 영화화되고 무대에 올려진 환상 문학의 고전 명작 소설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나온 수많은 작품들 중에 원작에 충실했던 것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다. 1970년대에 들어오면서, 이 작품을 단순한 공포 소설로만 읽을 수 없다는 움직임이 태동하면서 이 작품에 대한 새로운 해석들이 다채롭게 펼쳐졌다. 주로 프로이트 주의자들에 의해서 드라큘라를 성적인 갈망의 환영으로, 어떤 관능적인 열망의 징후로 해석되었다. 이러한 재평가를 바탕으로 1981년에 미국에서 『드라큘라』가 재출간되었고, 우리나라에서는 이 작품이 최초로 완역되었다.


줄거리

영국의 젊은 변호사인 조너선 하커는, 영국에 저택을 알아봐 달라는, 드라큘라 백작의 의뢰를 받고 트란실바니아(지금의 루마니아)로 파견된다. 비스트리츠에서 백작의 성으로 떠나려는데, 마을 사람들은 주문은 외우고 기도를 드리면서 그에게 마늘과 장미꽃을 선물로 주며 그를 걱정해 준다. 또 그가 묵던 여관 여주인은 그날이 온갖 귀신들이 집합하는 성조지의 축일이라며 떠나지 말라고 하나 그가 극구 떠나려 하니 그에게 십자가를 쥐어 준다. 보르고 고개까지 역마차를 타고 가다 백작이 보낸 준 마차로 갈아타고서 성에 도착한 조너선은 마부가 바로 백작인 것과 백작의 성에는 백작과 자기 외에는 아무도 없다는 것을 곧 알게 된다. 하루는 백작이 들어가지 말라는 방에서 깜빡 잠이 들었는데, 갑자기 나타나 아름다운 세 여인의 키스를 받게 된다. 이때 백작이 나타나 아이가 든 꿈틀거리는 자루를 그녀들에게 던져 준다. 그 다음날 그 아이의 엄마가 머리를 풀어 헤치고 성문 밖에서 울부짖다가 이리떼의 먹이가 되는 것을 지켜본다. 또 지하의 음침한 방에 들어갔다가 백작이 눈을 시퍼렇게 뜨고 관 속에 누워 있는 것을 보고는 백작이 살아 있는 사람이 아니라 수백 년간 죽지 않고 살아 온 불사귀, 흡혈귀임을 깨닫고는 탈출을 꾀한다.

한편, 조의 애인 미나 머레이는 가장 가까운 친구 루시 웨스텐라와 휘트비의 바닷가에서 휴가를 보내던 중 루시에게 몽유병 증세가 있고, 밤마다 그녀가 외출하는 것을 목격한다. 미나는, 루시가 하루가 다르게 쇠약해져 가고 얼굴이 창백해 지는 것을 보고 걱정한다. 조너선이 백작의 성에 간 이후로 소식이 끊기자 무척 불안한 나날을 보내던 미나는 마침내 조너선이 부다페스트의 한 병원에서 격심한 뇌막염으로 고생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그에게 달려가 그를 간호하고, 그곳에서 그와 결혼한다.


한때 루시를 사랑하고 구혼을 했었던 정신과 의사 존 수어드 박사는, 네덜란드의 의학박사이며 철학박사이자 문학박사인 아브라함 반 헬싱에게 루시의 병을 고쳐 달라고 의뢰한다. 반 헬싱 박사는 과거에 자신의 몸에서 독을 빨아 내 생명을 건져 준 존의 요청을 쾌히 승낙하고 루시의 병인을 알아내려고 애쓴다. 그러나 결국 루시는 목숨을 잃게 되고, 그녀의 약혼자인 아서 홈우드와 존, 반 헬싱 박사는 루시를 장사지낸다. 그 일이 있고 난 후에 런던 도처에서는 어린아이가 사라졌다가 목에 상처를 입고 돌아오는 사건이 생겼는데, 반 헬싱 박사는 바로 루시가 흡혈귀가 되어 아이들을 해친다는 사실을 알아 낸다. 그 사실을 믿으려고 하지 않는 존과 아서를 설득한 반 헬싱은 그들과 함께 그녀의 납골당에 들어가 그녀의 심장에 말뚝을 박고 머리를 자르고는, 루시가 본래의 모습으로 평안히 잠든 것을 바라본다.

어느 날 조너선은 미나와 길을 걷다가 드라큘라 백작이 훨씬 젊어진 것을 목격하고는 놀란다. 드디어 반 헬싱과 존, 조너선, 아서 그리고 루시를 사랑했던 미국인 퀸시 모리스는 백작의 행적을 추적하는데, 백작이 성스러운 흙이 담긴 50개의 관을 가지고 영국에 진출한 것을 알아낸다. 50개의 관중에서 29개를, 바로 존 수어드 박사의 정신병원 옆에 있는 낡은 저택에서 발견한 그들은 성체의 빵으로 그 관들을 파괴한다. 나머지 21개 중 20개도 발견되어 관들이 파괴되자 안식처를 잃어버린 백작은 마지막 하나 남은 관을 가지고 자신의 본거지로 피신한다.

그러던 와중에 미나가 드라큘라의 손아귀에 들어가 그의 더러운 피를 강제로 빨고 있는 것을 목격한 반 헬싱과 그의 기사단은 미나를 드라큘라 백작의 주술로부터 구하기 위해 끝까지 백작의 뒤를 쫓는다. 마침내 드라큘라 백작의 성에 있는 그의 관을 발견한 반 헬싱은 준비해 간 성체의 빵을 그 관 속에 뿌리고 백작의 머리를 자른다. 그러자 잠시 백작의 얼굴에 평화로운 표정이 스치더니 순식간에 온 몸뚱이가 먼지로 변해 버렸다. 한편 뒤쫓아오던 퀸시와 아서, 조너선과 존은 스가니 사람들의 습격을 받았는데, 그 접전에서 퀸시가 희생된다. 악몽에서 헤어난 미나는, 그로부터 7년 후, 조너선과 그의 아이와 함께 트란실바니아로 여행을 가서, 황무지같이 버려진 드라큘라의 옛 성을 둘러보며 끔찍한 과거를 생생히 떠올린다.


지은이 브램 스토커

드라큘라 백작을 모르는 이는 거의 없지만, 정작 그 악명 높은 흡혈귀를 창조해 낸 브램 스토커를 아는 이는 별로 없다. 당대에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명배우 헨리 어빙의 매니저로서, 17권에 달하는 공포 소설의 작가로서 열정적인 삶을 살아 간 그였지만, 살아 있을 때는 인기 배우의 명성에 가려지고, 죽어서는 드라큘라 백작의 너무도 강렬한 이미지에 묻혀 버린 탓이다.

브램 스토커는 1847년 더블린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에이브러햄은 에이레의 공무원이었으며, 브램이라는 이름은 아버지의 이름을 딴 것이었다. 어머니는 활달하고 자긍심이 강한 부인이었으며, 작가로서, 사회 사업가로서, 여권 운동가로서 활동했다. 그는 어린 시절에 병치레가 잦아 어머니의 정성 어린 간호를 자주 받았다. 그때 어머니로부터 아일랜드의 전설이며 갖가지 괴기담 등을 많이 들었는데, 그것이 나중에 브램 스토커 문학의 훌륭한 자양이 되었다고 한다. 트리니티 칼리지 재학 시절에는, 병약했던 어린 시절을 보상이라도 하듯 스포츠 선수로서 명성을 날렸으며, 학업에도 발군의 실력을 발휘했다. 1870년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으나 그 단조로움을 이기지 못하고, 이내 『더블린 메일』 지의 연극 비평가로 변신했다.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를 따라 극장에 드나들면서 연극적인 심미안을 키워 왔던 그는, 1876년 헨리 어빙이라는 걸출한 배우를 운명적으로 만난 뒤, 27년 동안 그의 매니저로서, 조언자로서, 동반자로서 헌실적으로 일했다. 연극인으로 바쁘게 살아가면서도 그는 틈틈이 소설을 썼다.

대표작인 『드라큘라』(1897)를 비롯하여 『수의를 입은 여인』(1909), 『하얀 벌레가 사는 굴』(1911)등 작품의 대부분이 공포와 환상을 주조로 하고 있다. 1905년 어빙이 사망한 뒤, 경제적 궁핍과 정신적 충격 속에서 한때 실명의 위기를 겪기도 했다. 『드라큘라』는 수백편의 영화나 연극을 통해 세계인의 상상력에 섬뜩한 이미지를 심어 왔던 브램 스토커는 1912년에 사망했다.


옮긴이 이세욱

1962년에 태어나 서울대학교 불어교육과를 졸업하였으며,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신](1~4권),[인간],[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뇌](전2권),[타나토노트](전2권),[개미](전5권),[아버지들의 아버지](전2권), [천사들의 제국](전2권),[쥐의 똥구멍을 꿰맨 여공],[여행의 책], 움베르토 에코의[로아나 여왕의 신비한 불꽃](전2권),[세상 사람들에게 보내는 편지](카를로 마리아 마르티니 공저), 장클로드 카리에르의[바야돌리드 논쟁], 미셸 우엘벡의[소립자], 미셸 투르니에의[황금구슬], 카롤린 봉그랑의[밑줄 긋는 남자], 브램 스토커의[드라큘라], 장 자끄 상뻬의[속 깊은 이성 친구]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