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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

왜 사랑하는 이의 변신을 견디려고만 할까? ❝ 그동안 부모를 생각해서 꾹 참아 왔지만 그렇지 않았더라면 진작 사표를 던지고 사장 앞으로 걸어 나가 가슴에 묻어 두었던 생각을 그에게 다 털어놓았을지도 몰라.❝ 부모님은 이 모든 사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들은 여러 해가 지나면서 그레고르가 평생 회사에 다닐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을 품게 되었던 것이다. 그런데다 이들은 이제 코앞에 닥친 걱정거리에 온통 정신을 빼앗긴 나머지 앞일이고 뭐고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하지만 그레고르는 앞일을 걱정하고 있었다.❝ 부모님과 여동생이 이런 멋진 집에서 이런 안락한 생활을 할 수 있게 해준 사람이 바로 자신이라는 생각에 커다란 자부심을 느꼈다. 하지만 이 모든 안락과 유복함 및 만족이 이제 끔찍한 종말을 맞이하게 되면 어떡하지?❝ 결국 자신의 현재 상.. 더보기
현대 소설의 주인공들 멋진 소설이란 우리들의 가려진 진실을 드러내어 보게하는 것일까? 인문학자, 철학자, 사회학자 등 많은 이들이 말을 하지만, 소설가, 작가는 이야기라는 포장으로 모르고 넘어갈 수 있음도 허락한다. 안똔 빠블로비치 체호프(Anton Chekhov)의 단편소설은 이런 인간의 모습을 너무나 잘 보여준다. ❝ 세상에 부술 수 없는 벽이란 없다. 하지만 현대 소설의 주인공들은, 내가 아는 한 너무 소심하고 생기가 없고 게으르고 걱정이 많다. 그리고 지나치게 쉽게, 자신이 실패자라는 생각, 그리고 사생활이 자신을 속인다는 생각과 타협한다. 투쟁하는 대신, 그들은 세상이 저속하다고 비판만 할 뿐이다. 그들의 비판 자체도 조금씩 그 저속함 속으로 빠져 드는 것을 모른 채. ❞ 에서 체호프는 현대 시대의 주인공, 우리들의.. 더보기
모욕의 값비싼 대가 ❝ 아무도 감히 말을 하거나 걸어 다니거나 소리를 내지 못한다. 그의 꿈은 죄인이 모욕의 값비싼 대가로 얻는 신성한 보물이다. ❞ 요즘 화자되는 '감정노동', 우치다 타츠루가 말한 '불쾌감이라는 화폐' 등을 안똔 빠블로비치 체호프(Anton Chekhov)는 알고 있었을까? 체호프의 에서 나오는 '모욕의 값비싼 대가'는 감정노동, 불쾌감과 같은 것을 의미한다. 요즘 연애인들이 말하는 고통도 체호프는 말한다. ❝ 우울하면서도 대중을 웃겨야만 하는, 아니면 즐거우면서도 의뢰 때문에 눈물을 쏟게 만들어야만 하는 작가의 그 고통스러운 부조화에 대해서, 대체 왜 아무도 쓰지 않는 거지? ❞ 2014/07/24 - [추천도서] - 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 / Dama s sobachkoy2014/08/02 - [책.. 더보기
크고 심각한 사람에게 꼬마는 안중에도 없었다 ❝ 모욕감에 젖어서 그는 이전처럼 꼬마에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처럼 크고 심각한 사람에게 꼬마는 안중에도 없었다. 하지만, 알료사는 구석에 앉아 두려움에 젖어 소냐에게 그가 속였다고 말하고 있었다. 꼬마는 몸을 떨었고, 말을 더듬었으며, 눈물을 흘렸다. 꼬마는 태언서 처음으로 거짓과 거칠게 맞닥뜨린 것이다. 이전에 꼬마는, 이 세상에 달콤한 배나 파이나 값비싼 시계 외에도, 아이들의 말로는 표현하지 못하는 다른 많은 것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었다. ❞ 빠블로비치 체호프(Anton Chekhov)의 의 니꼴라이 일리치와 난 다를까? 어른이 되서 어린 시절의 충격이 트라우마로 되는 경우가 은근히 많다. 드라마, 영화 등에서 캐릭터 형성을 설명하기 위해서도 많이 사용한다. 그런데 왜 우리는 과거의.. 더보기
누구에게 나의 슬픔을 이야기하나? ❝ 누구에게 나의 슬픔을 이야기하나? ❞ 이 질문으로 시작하는 안똔 빠블로비치 체호프(Anton Chekhov)의 는 아들의 죽음에도 일을하는 마부의 애수를 그린다. 그 슬픔을 이야기하지 못하는 아픔. 힘들 때 누군가에게 이야기해야 한다는 말을 한다. 슬플 때 옆에 있어주고, 이야기할 수 있는 친구가 있어야한다는 말도 한다. ❝ 혼자 있을 때는 아들을 생각할 수 없다. 누군가와 이야기해야 한다. 혼자서 아들을 생각하고 아들의 모습을 그려 보는 것은 견딜 수가 없다. ❞ 말로, 글로 생각을 명확히 한다는 것을 알고 생각하면서도 저런 표현,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 그런 슬픔이 없었던 건 아닐텐데. 다행이도 내 옆에는 슬픔을 그릴 수 있게 해주는 이가 있었나보다. 저 상황에 마주치기 전에는 알 수 없는 것이겠.. 더보기
마스크가 가리는 쪽은 어디일까? 안똔 빠블로비치 체호프(Anton Chekhov)의 에서 인텔리들은 대대로 존경받는 시민, 뺘찌고로프를 마차로 보내고 이야기한다. ❝ 그래도 어쨌든 자선 사업가라니...! 하는 수 없지! ❞ 제목을 보고, 작품을 읽으며 난 뺘찌고로프의 마스크를 생각하고 있었다. 나만 그런것은 아닐 것이라 확신한다. 왜 나는 뺘찌고로프의 마스크만 생각했을까? 작품의 끝에 마지막 한마디는 섬뜩하다. 마스크는 뺘찌고로프가 아닌 인텔리들 이었다. 뺘찌고로프는 백만장자, 공장주, 스캔들, 자선 행위, 계몽 애호가 등 여러 면면을 그대로 보인 인물이다. 가면무도회의 가면 외에 자신을 가리지 않는 인물이 아닐까? 반면 인텔리들은 마스크를 무시하다가 마스크 속의 인물에게 어쩔 줄 몰라한다. 뺘찌고로프의 마스크는 뺘찌고로프가 아니라 인.. 더보기
굽은 거울? 굽은 빛? 안똔 빠블로비치 체호프(Anton Chekhov)의 작품 중 하나인 은 굽은 거울을 통해 본 모습, 세상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는 이에 대한 이야기다. 이야기 속의 아내는 거울을 통해 현실과 다른 자신의 아름다운 모습을 본다. 또 현실과 다른 남편의 추한 모습을 본다. 자신의 아름다움에 반하고, 남편이 자신에 비해 너무 부족하다고 생각하기에 이른다. 작품을 읽고 가장 의아한 것은 왜 10년이나 남편은 거울 속의 아내를 보지 않았는가 하는 점이다. 거울에 빠진 아내라면 아내가 거울에서 보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하지 않았을까? 그저 미치거나 귀신이 들은 식으로 치부하고 관심을 갖지 않는다. 어머니에게서 겪은 것 때문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그렇다면 더욱 한심하다. 어머님이 빠진 거울을 왜 확인하지 않았을까? 당.. 더보기
평균을 추구하는 막다른 골목 ❝ 우리가 중고등학교, 대학, 기업에서 우리의 잠재력을 창조적으로 -새로운 것을 독창적으로 만들어 낸다는 의미에서- 활용할 수 있는 조건들을 발견한다면 모든 것이 최적화될 것이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현실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 우리가 평균을 추구하는 막다른 골목에 서 있기 때문이다. ❞ 보통 평균은 가운데, 대다수를 표현한다고 말하지만, 모두 평균을 향해간다면, 그 역시 줄서기가 되버린다. 막다른 골목으로 달려간 후에는 무엇을 하려는 것일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