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구에게 나의 슬픔을 이야기하나? ❞
이 질문으로 시작하는 안똔 빠블로비치 체호프(Anton Chekhov)의 <애수>는 아들의 죽음에도 일을하는 마부의 애수를 그린다. 그 슬픔을 이야기하지 못하는 아픔. 힘들 때 누군가에게 이야기해야 한다는 말을 한다. 슬플 때 옆에 있어주고, 이야기할 수 있는 친구가 있어야한다는 말도 한다.
❝ 혼자 있을 때는 아들을 생각할 수 없다. 누군가와 이야기해야 한다. 혼자서 아들을 생각하고 아들의 모습을 그려 보는 것은 견딜 수가 없다. ❞
말로, 글로 생각을 명확히 한다는 것을 알고 생각하면서도 저런 표현,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 그런 슬픔이 없었던 건 아닐텐데. 다행이도 내 옆에는 슬픔을 그릴 수 있게 해주는 이가 있었나보다. 저 상황에 마주치기 전에는 알 수 없는 것이겠다.
❝ 이렇게 많은 사람들 속에서 그의 말을 들어줄 이가 한 명도 없는 것일까? 그도 그의 애수도 아랑곳하지 않고 군중들은 바삐 지나다니고 있다. ❞
주변에 많은 사람들, 군중이 있지만 한 사람의 슬픔, 애수를 이야기하고 느끼려는 이가 없다. 나도 그런 군중의 하나였겠지. 주변의 힘든 모습들을 스쳐지나곤 해왔으니. 소설을 읽으며 안타까워 했지만, 현실 속의 나도 다르지 않음이 안타깝다. 바뀔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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