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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

나는 지킬의 약을 먹고 싶지 않다

헨리 지킬은 왜 약을 만들었을까? 악을 불러내기 위해서? 쾌락을 위해서? 작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 Robert Louis Balfour Stevenson은 이 부분에서 완전한 확신을 가지고 있지 못한 것 같다.


❝약물의 작용에는 차별이 없다.❞


그런 약물을 만든 것인지, 만들고 보니 그런 약물이 된 것이지 명확하지 않다. 정말 헨리 지킬이 원한 것은 무엇일까? 게다가 헨리 지킬을 에드워드 하이드로, 에드워드 하이드를 헨리 지킬로 변화시키는 약물은 하나의 동일한 약물이다. 선을 부르고자 한 것도 아니고, 악을 부르고자 한 것도 아니다. 소설로 유추해 보자면 자신의 갈망을 제어하는 무엇인가를 제거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한다. 현실 속에서 우리는 누구나 자신의 감정, 마음, 생각을 그대로 표현하기 힘들다. 이를 선으로 일체화시킨 이도, 악으로 일체화시킨 이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못하다. 그렇다면 그 가려진 갈망은 선일까? 악일까? 대부분 악을 가린다고 생각하겠지만, 일부러 악인척해야는 이들이 있다. 선악으로 인간의 갈망을 간단히 정할 순 없는것일까?


❝선악의 복합체로서 지킬은 한 손에는 가장 민감한 두려움을 들고 다른 한 손에는 마음껏 누리는 즐거움을 만지작거리며 하이드의 쾌락과 모험을 투사하고 공유했다.❞


쾌락, 모험이라는 단어 역시 선, 악에 대한 편견을 가져서는 안되는 것이다. 쾌락이란 단어의 이미지가 악에 더 가깝긴 하지만, 반드시 그렇다곤 할 수 없다. 어떠한 즐거움을 마음껏 누리고 싶은 욕심을 폭발시키는 약이 헨리 지킬의 약이다. 왜 난 선, 악 등으로 그동안 생각해왔을까?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으니.


선악의 복합체, 이것이 스티븐이 생각하는 인간의 본성일 것이다. 선악의 복합체지만, 주어진 상황에 따라 어느 한쪽은 절제가 되어야 한다. 그 절제된 본성은 지킬의 약과 같은 어떤 작은 기재에 의해 폭발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지킬의 약이 주어진다면 어떻게 행동할까? 지킬의 약이 가진 부작용이 해결된 약이라면?


나는 선악의 복합체인지 모르겠지만, 그대로의 지금 그대로의 나가 더 좋을 것 같다. 무언가를 가리고 있다면 가린 그대로를 바라는 것이고, 가리움이 없다면 역시 그것을 바라는 것이 아닐까? 어쩌면 이것이 행복의 기본 요소인지도...




2014/07/17 - [추천도서] -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 / Strange Case of Dr. Jekyll and Mr. Hy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