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에서

굽은 거울? 굽은 빛?

안똔 빠블로비치 체호프(Anton Chekhov)의 작품 중 하나인 <굽은 거울>은 굽은 거울을 통해 본 모습, 세상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는 이에 대한 이야기다. 이야기 속의 아내는 거울을 통해 현실과 다른 자신의 아름다운 모습을 본다. 또 현실과 다른 남편의 추한 모습을 본다. 자신의 아름다움에 반하고, 남편이 자신에 비해 너무 부족하다고 생각하기에 이른다.


작품을 읽고 가장 의아한 것은 왜 10년이나 남편은 거울 속의 아내를 보지 않았는가 하는 점이다. 거울에 빠진 아내라면 아내가 거울에서 보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하지 않았을까? 그저 미치거나 귀신이 들은 식으로 치부하고 관심을 갖지 않는다. 어머니에게서 겪은 것 때문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그렇다면 더욱 한심하다. 어머님이 빠진 거울을 왜 확인하지 않았을까?


당연히 어떠한 상황이라고 생각한 이유는 여러가지를 말할 수 있겠지만, 가장 문제는 관심이 아닐까? 아내가 생각하는 것, 보는 것이 무엇인지 알려하지 않는. 이미 알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버려서기도 하지만. 나는 내 가족, 사랑하는 이에게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있을까?




또 하나는 생각은 진리, 믿음에 관한 것이다. 현실, 그리고 진리라고 믿는 과학에 대한 믿음. 아내가 미친 것이라고 생각하면 간단한 이야기지만, 혹, 거울이 굽은 것이 아니고, 빛이 굽어 나아간다면 어떨까? 그렇다면 우리가 보는 것들은 모두 거짓이 되어 버리는 것일까? 굽은 거울처럼 복잡해보여도 빛의 굽음에 규칙이 있다면? 아마도 영화 매트릭스 MATRIX처럼, 현실이라 생각하는 것이 거짓이고, 진짜 다른 현실 매트릭스 세상이 있게 되는 것이 아닐까? 워쇼스키 감독의 아이디어의 시작이 "굽은 거울"일까?




2014/07/24 - [추천도서] - 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 / Dama s sobachko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