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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도서

스승은 있다 - 좋은 선생도 없고 선생 운도 없는 당신에게

지은이 : 우치다 타츠루

옮긴이 : 박동섭

출판사 : 민들레

페이지 : A5 반양장 / 159 면




1. 우리는 왜 이 책을 냈나?

_ 멘토가 범람하는 시대에 던지는 새로운 스승론


멘토가 대세다. 이른바 성공신화의 주인공들이 저마다 살아온 이야기로 청춘을 위로하고 삶의 지혜를 말한다. 그런데도 여전히 청춘들은 배움에 목이 마르고 삶에 자신이 없다.

『청년이여, 마르크스를 읽자』『하류지향』으로 우리 사회에도 꽤 알려진 우치다 타츠루는 ‘저주의 시대’를 사는 우리들에게 유일한 희망은 ‘아이들의 성장’이라고 말한다. 30여 년 동안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그들이 애벌레에서 나비로 개화하는 장면을 보며 얻은 확신이다. 그런 그가, 그 아이들을 위해『스승은 있다』에서 이렇게 말한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인정하는 가치를 추구하는 것은 배움이 아니야! 그 가치를 구현한 멘토를 스승이라 말할 수도 없고. 그는 단지 학원강사처럼 ‘우리가 배우고 싶어 하는 것을 전수하는 강사’일 따름이지. 배움이란 그런 것이 아니야. 스승은 우리가 배우고 싶어 하는 걸 가르쳐주는 사람이 아니야!”

지금 청소년과 청년들에게 더욱 필요한 것은 멘토보다 스승이다. 글쓴이는 배움을 포기하다시피 한 이 시대의 아이들이 저마다의 스승을 발견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자 이 책을 썼다. 이는 일본의 젊은이들에게 국한된 이야기가 결코 아니다.


2. 이 책은 무엇을 말하는가?

좋은 선생도 없고, 선생 운도 없다는 이들에게 던지는 낯선 스승론!


사회가 당면한 문제를 분석하고 그 대책을 모색하며 왕성한 저술 활동을 하고 있는 일본의 대표적인 지식인 우치다 타츠루는 숱한 사회갈등 해결 방안의 접점을 ‘교육’에서 찾는다. 강단 위의 스승에서 일상의 스승으로 내려온 그의 ‘길거리 교육혁명’은 근본적이면서도 친숙하다는 점에서 주목할 가치가 충분하다.

우리가 배우는 것은 누군가를 제압하거나 조직 사회에서 자신의 위계를 올리기 위함이 아니다. “아이는 반드시 성장하며 모든 아이의 내면에는 잠재된 가능성이 개화의 순간을 기다리고 있다”는 낙관적인 교육관의 소유자인 그는 획일화된 성공을 추구하는 감옥에서 탈출하여 애벌레가 나비로 탈바꿈하듯 진정한 배움의 길로 나아가려면 ‘스승은 있다’라는 믿음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마치 신앙과도 같은 ‘스승은 있다’는 믿음은 어떻게 생겨나는가? 배움이란 무엇이며 스승은 어디에 있는가?;


모두에게 훌륭한 선생은 없다, 내게 꼭 맞는 스승은 백마를 타고 오지 않는다.


우리 사회가 인정하는 멘토가 경쟁 사회에서 입지를 다진 성공 모델이라면, 우치다가 말하는 스승은 루저일 수도 있고, 그저 평범한 이웃 아저씨, 아줌마일 수도 있다. 누군가를 연인이나 스승으로 삼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들은 모르고 있는 그 사람의 가치를 자신은 알고 있다는 믿음이 필요하다

우치다가 말하는 ‘나만의 스승’은 연인과 같다. 성격이 나쁘거나, 얼굴이 못 생겨서 남들이 탐내지 않아도 내 눈에 사랑스러우면 상관없다. 왜냐하면 남들이 모르는 가치를 내가 발견했다는 것, 그 독자성이 나의 존재 가치를 증명하니까. 그의 말에 따르면 연애가 오해에 기반을 두는 것처럼 스승과의 만남 또한 ‘이 선생님은 훌륭하다’는 오해에서 비롯된다. 이 스승의 훌륭함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은 나뿐이라는 착각과 오해가 폭발적인 배움으로 나아가게 한다. ‘스승이 있다’는 말을 증명할 수 있는 것은 그 스승에게서 배운 자신의 성장뿐이다. 그 말의 진리성을 증명하기 위해서 제자는 성장할 수밖에 없다.


배움은 돈을 내면 얻을 수 있는 거래가 아니다! 진정한 배움이란 무엇인가?


흔히 사람들은 선생이 지식과 기술을 제공하고 학생이 대가를 지불해 성립되는 거래로 배움을 착각하곤 한다. 자동판매기에 동전을 넣으면 ‘자격’과 ‘졸업장’이 나오는 것처럼. 그래서 이 시대의 ‘학생’들은 자격증과 수료증에 목을 매고, 교육 시장은 끝도 없이 커져만 가고 있다. 하지만 진정한 사제 관계는 그 선생으로부터 무언가를 사사 받기 전에는 무엇을 배우는지 알 수 없는 것이다.

이 책은 그 예로 운전학원의 강사와 F1드라이버를 들고 있다.

우리는 운전학원 강사에게 운전을 배움으로써 운전면허증을 얻지만, 그 강사를 스승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그는 면허증을 딸 수 있는 정답을 가르쳐줄 뿐이기 때문이다. 반면 F1 드라이버에게 운전을 배운다면? 그는 우리에게 운전에는 끝이 없으며, 정답이 없다고 말해줄 것이다. 배우는 자는 분야를 막론하고 모든 기술에는 끝이 없으며 이를 위해 무한한 노력과 실수가 필요함을 깨닫는다. 그 노력의 과정에서 나만의 실수가 발생하며, 그 실수에서 창조성이 발휘된다는 것. 글쓴이의 말에 의하면 우리는 갓난아이가 말을 배울 때처럼 무엇을 배우는지도 모르는 과정에서 무언가를 배우게 된다.


지은이 우치다 타츠루

1950년 도쿄에서 태어났고 도쿄대학교 문학부를 졸업했다. 고베여학원대학의 명예교수. 무도(武道)와 철학을 위한 배움의 공간인 개풍관(凱風館)을 열어 새로운 학습공동체 모델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프랑스 현대사상, 무도론, 영화론, 공부론에 대한 글을 써왔다. 『푸코, 바르트, 레비스트로스, 라캉 쉽게 읽기』 『사가판 유대문화론』 『하류지향』 『스승은 있다』 『일본변경론』 『레비나스와 사랑의 현상학』 등 다수의 저서를 집필했다.


옮긴이 : 박동섭

신라대학교 교육학과 교수다. 부산대학교 교육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일본 츠쿠바대학교 인간 종합과학 연구과에서 교육심리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때 쓴 박사학위 논문이 “공동활동에서 유아 아동들의 상황정의의 공동적 구성”이다.

담화 심리학, 질적 심리학, 담화 분석, 인지과학, 상호 행위 분석, ethnomethodology의 관점에서 학교교육과 일상의 차별과 배제의 문제 분석, 비고츠키 심리학의 현대적 복원, 비고츠키 아이디어와 상황학습론의 왜곡된 이해와 수용에 대한 담론 분석 등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고 있다. 주요 논문으로는 “바흐친의 대화성 개념을 통한 교실 담화 분석의 방향 모색”, “비고츠키의 아이디어에 있어서 ‘사회’의 다차원적 의미 고찰 및 복원”, “행위, 인지, 학습에 대한 대안적인 인식론으로서의 상황학습론”, “Ethnomethodology의 원류와 의미에 대한 탐구”, “문화적 실천으로서의 학습 탐구” 등이 있다. 지은 책으로는 <비고츠키 불협화음의 미학>이 있고, 옮긴 책으로 <스승은 있다>, <교사를 춤추게 하라>, <14세 아이를 가진 부모들에게>, <심리학은 아이들 편인가>, <기업적인 사회, 테라피적인 사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