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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도서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 / Strange Case of Dr. Jekyll and Mr. Hyde

지은이 :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Robert Louis Balfour Stevenson)

옮긴이 : 조영학

페이지 : B6 양장 / 320 면

출판사 : 열린책들




인간 내면의 근원과 선악의 갈등을 탐구한 작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대표 단편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를 비롯하여 작가의 탁월한 심리 묘사가 돋보이는 다섯 편의 단편을 수록한 소설선집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가 열린책들 세계문학의 174번째 책으로 출간되었다. 가장 많이 영화로 각색된 고전 중 하나로 이름을 올리고, 아직까지도 뮤지컬, 연극 등에서 수많은 패러디를 양산하며 찬사를 받고 있는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 그 주제가 인간의 내면과 선악의 대결이라는 심오한 근원을 다루고 있으므로, 어찌 보면 출간 후 1백 년이 훨씬 지난 지금까지 거론되는 것도 당연하달 수 있을 것이다.


<이율배반의 쌍둥이가 함께 붙어 있는 건 인류의 비극이다. 번민하는 의식의 자궁 속에서 이 양극의 쌍둥이가 끊임없이 갈등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좋아, 그럼 어떻게 분리할까?>


명예와 존경을 누리던, 그러나 본능적 욕망에 갈등하던 지킬 박사는 자신의 내면에 잠들어 있던 제2의 자아 하이드를 깨워 분리해 낸다. 시간이 흐르며 작고 약했던 하이드의 힘은 차츰 커지고 마침내 지킬의 영혼을 잠식하는데…….

고딕 중편 소설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의 두 주인공, 즉 존경받는 신사 지킬과 억압과 체면을 벗어던진 하이드 씨의 관계를 해석하는 방법은 실로 다양하다. 프로이트식으로 말한다면, 성공한 중산층 신사인 지킬의 억압된 자아인 하이드가 맨얼굴로는 감히 일견조차 못 했던 이드의 세계를 탐색하고 나서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또는 자상한 아버지와 방종한 아들의 관계를 다룬 이야기 혹은 자신을 잘못된 범으로 예속해 버린 사회 전반에 대해 무조건적이고도 무차별적인 복수를 행하는 사회 소설로도 읽을 수 있다. 점잖은 겉모습에 싸인 욕정 가득한 내면을 꿰뚫는 묘사로 빅토리아 시대의 위선과 타락에 관한 최고의 안내서라는 평가를 받기도 한 그 어떤 의미이든, 주류 사회의 관점을 벗어나 그동안 관습적으로 억압되고 침묵되었던 여백을 읽어 내려갈 수 있다는 점. 그것이 바로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가 여전히 살아 있는 <오늘의 책>인 이유이다.


탁월한 심리 묘사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그가 선사하는 다섯 가지 기이한 이야기


부유하고 전통적이며 매우 종교적인 도시, 하지만 그 이면에는 자유분방하고 매음굴, 어두운 인물들, 은밀한 거래로 가득한 에든버러. 스티븐슨이 태어나 성장한 이 도시의 극명한 대비는 그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을 뿐 아니라 이후 그의 작품에 독특한 테마를 제공했다. 또한 선천적으로 허약했던 탓에 항해와 여행을 즐겼던 젊은 시절은 그에게 또 다른 상상력의 원천이 되었다.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에 수록된 다섯 편의 작품 모두 그의 정서와 경험이 그대로 묻어 있는 기묘하고도 놀라운 이야기들이다.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의 새로운 변주라 할 만한 「마크하임」의 배경은 크리스마스 저녁 어두운 골동품상으로, 그 음산한 곳에서 벌어지는 살인과 <또 다른 나와의 만남>이라는 설정은 인간의 심리와 본질을 드러낸다. 「메리 맨」 역시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의 광기에 대한 재해석으로 읽을 수 있다. 이 두 단편의 주인공을 통해 스티븐슨은 누구에게나 절대적이고 폭력적인 본능은 있으며, 스스로 양심의 목소리를 깨달음으로써 도덕적 황폐화를 피할 것을 꾀하고 있다.

「목이 돌아간 재닛」은 스코틀랜드 노인의 내레이션으로 진행되는 일종의 <전설>과도 같은 느낌의 작품이다. 작품 전반을 흐르는 음산한 분위기, 석연치 않은 결말 등 지방적 특색이 진하게 밴 정통 호러의 특성을 고루 갖춘 수작이라 할 수 있다. 「프랑샤르의 보물」에서도 역시 당시 프랑스의 전원생활에 대한 생생한 묘사로 지방색을 느낄 수 있지만 다른 작품들과는 대조적으로 고딕적인 요소도, 초현실적 요소도 배제되어 있는, 어찌 보면 유쾌한 캐릭터와 스토리로 이야기를 이어 가는 작품이다.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는 열린책들이 2009년 가을부터 펴내기 시작한 <열린책들 세계문학> 시리즈의 174번째 책이다. <열린책들 세계문학>은 젊고 새로운 감각으로 다시 태어난 고전 시리즈의 새 이름으로, 상세한 해설과 작가 연보로 독자들의 깊이 있는 이해를 돕는 한편 가볍고 실용적인 사이즈에 시선을 사로잡는 개성 있는 디자인으로 현대적 감각을 살렸다. 앞으로도 열린책들은 세계 문학사의 걸작들을 <열린책들 세계문학> 시리즈를 통해 계속 선보일 예정이다.


지은이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Robert Louis Balfour Stevenson

인간 내면의 근원과 선악의 갈등을 탐구한 작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은 1850년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서 태어났다. 17세에 에든버러 대학에 입학하여 아버지를 따라 공학을 전공하였으나 얼마 후 이를 포기하고 법률 공부를 시작했다. 하지만 변호 실습보다 글쓰기를 더 좋아하게 된 스티븐슨은 1870년대 중반부터 여행을 다니며 단편소설과 수필을 써내기 시작했다. 카누를 타고 프랑스와 벨기에를 여행하면서 경험한 내용을 감은 수필집 『내륙 여행』과 도보 여행으로 프랑스를 다니던 시절을 묘사한 『당나귀와 떠난 여행』은 그를 유명한 작가로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1880년 열한 살 연상의 미국인 패니 오즈번과 결혼하고 1888년 남태평양 사모아 아피아에 정착하여 행복한 시절을 보내던 그는 1894년 마흔넷의 젊은 나이에 뇌일혈로 세상을 떠났다.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는 스티븐슨의 대표작이자 그에게 <탁월한 심리 묘사가>라는 수식어를 붙인 동명의 단편과 함께 인간 내부에 잠재한 이중적인 모습, 소름 끼치는 전설에 근거한 고딕풍의 판타지, 비판적 암시와 풍자 등 그의 상상력과 이야기꾼으로서의 면모를 엿볼 수 있는 다섯 편의 단편들이 수록되어 있다.

스티븐슨의 다른 작품으로는 장편 처녀작이자 해양 소설의 고전 『보물섬』을 비롯하여 『검은 화살: 장미 두 송이의 이야기』, 『오토 왕자』, 『납치』, 『밸런트래 경』 등이 있고, 20여 편의 단편소설과 로이드 오즈번과의 공저인 『잘못된 상자』, 『약탈자』, 『썰물』 등이 있으며, 미완성작으로 『허미스턴의 둑』, 『생 이브: 잉글랜드에서 프랑스인 죄수가 되어 겪는 모험담』을 남겼다.


옮긴이 조영학

한양대학교 영어영문학과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추리, 스릴러, 호러 등 장르 문학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아서 코넌 도일의 『바스커빌가의 개』, 리처드 매드슨의 『나는 전설이다』, 로버트 해리스의 『임페이룸』, 엘리자베스 코스토바의 『히스토리언』(전3권), 버나드 콘웰의 『윈터 킹』, 길레르모 델 토로와 척 호건의 『스트레인』, 비카스 스와루프의 『6인의 용의자』, 스티븐 킹의 『듀마 키』와 『스티븐 킹 단편선』 등 50여 종의 소설이 있다.


포함 작품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

메리 맨

마크하임

목이 돌아간 재닛

프랑샤르의 보물